Jackson USA Series Fusion에 Duncan SH-13 Dimebucker 장착기
스래쉬 및 하드락이 주요 레파토리인 이번 공연을 준비하면서 갖고 있는 여러 기타를 투입해보는 중이다. 깁슨 레스폴, 딘(지금은 팔고 없는 던컨 블랙윈터 장착되었던 기타), MJT 스트랫(텍사스 스페셜 픽업)을 사용해봤고, 지난 합주때 마지막으로 잭슨 Fusion을 사용해보았다.
이 기타는 ebay 비딩으로 지난 3월 미국에서 가져왔다. 몇주 전만 해도 90년도 잭슨과 87년도 해머 차파렐을 갖고 있었는데, 차파렐을 말도 안되는 가격에 양도함으로... 글램메탈 시절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기타는 이제 이 한대가 남았다.
참고로 나는 기타를 매우 못친다. 방구석 기타리스트라고 말하기도 민망할 정도로.
시리얼을 참고해보면 이 기타는 1990년에 만들어졌으며 500번대 초반 모델이다. 잭슨 USA 시리즈가 90년에 시작되었으니 원년산인 셈이다. 90년 잭슨/샤벨 카탈로그에 따르면 USA시리즈는 기존의 커스텀샵 모델과 딱 3가지가 다르다고 한다. 공정에 인원이 조금 더 추가됐다는 점, 하드웨어가 커스텀샵급이 아니라는 점, 그리고 가격이 훨씬 싸다는 점. 커스텀샵 라인들과 마찬가지로 페인팅 옵션을 추가할 수 있었다. 내 기타는 아무런 페인팅 없는 올블랙 모델이다.
당시 쓰루넥(솔로이스트)과 볼트온 모델까지 총 4대의 기타가 USA 시리즈 라인업으로 등장했는데, 내 기타의 이름은 Fusion으로 저 유명한 딩키도 아직 나오기 전의 볼트온 모델이다. 에보니 지판, 샤크핀 인레이, 상대적으로 짧은 넥에 24프렛이 채택 되었고 굉장히 얇은 C타입이라 속주가 매우 편하다. 슈퍼스트랫 타입 바디, SSH 잭슨 스톡 픽업에, 브릿지로 쉘러 플로이드로즈 가 달려있다. 원볼륨, 원톤, 특이사항으로 Mid range 부스터 on/off 스위치까지.
2주 넘게 기다려 기타를 받았을 때 외관상으로 상태가 기막히게 멀쩡하고(거의 30년이 다되가는 기타인데 말이다) 엄청난 로우액션에서도 전프렛 버징이 하나도 없어 놀랐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연식은 속이기 어렵다. 에보니 지판 하이프렛의 크랙이 발견되었고, 스프링의 장력이 많이 떨어진 탓인지 벤딩시 타현의 음 드랍이 너무 심했다.
사실, 사놓고 합주 하기 전까지 단 한번도 마샬에 물려본 적이 없었다. 지난주가 되어서야 JCM2000에서 소리를 들어볼 기회가 있었는데, 웬걸, 내가 기대했던 소리와는 많이 딴판인 사운드가 튀어나와 당황스러웠다. 날카롭지만 많이 가벼운 맛? 스래쉬 즁즁이를 해야하는데 맛도 안살고, 무엇보다도 저음역대의 묵직한 느낌이 하나도 없어 실망스러웠다.
해결을 위해 검색을 좀 했는데, 마침 유투브에서 나와 똑같은 90년 퓨전 모델에 브릿지-던컨 인베이더, 미들과 넥 - 쿼터파운드를 장착하고나서야 암이 나았다(?)는 기타리스트의 영상을 보게 됐다. 그래서 인베이더 혹은 디스토션 혹은 다임버커로 선택의 폭을 좁혔고, 마침 공연 레파토리에 판테라 곡이 있기도 했거니와, 헤비메탈에 이보다 더 나은 픽업은 없을 거라는 찬양글을 많이 접하여 SH-13 다임버커를 중고로 구매하였다.
며칠 전 지판 에보니 크랙 수리 및 셋업도 받을 겸 하여 샵을 방문하면서 픽업까지 교체받았다. 당일 저녁에 합주실을 빌려(개인 연습실 따윈 없다 ㅜㅜ), JCM2000에 물리고 소리를 들어봤는데, 와, 내가 그토록 바래왔던 메탈 사운드를 들을 수가 있었다.
우선 맑고 깨끗한 고음역대와 묵직한 저음부가 일품이었고, 다임백 대럴 시그니쳐 픽업 답게 판테라 앨범에서 들을 수 있었던 기타 소리가 살짝 나는듯도 했다.(제일 중요한 요소는 손가락...) 자석으로 세라믹이 사용됐다고 하는데, 세라믹이라는 어감다운 사운드랄까, 빈듯하면서도, 바짝 마른듯한 금속성의 사운드가 앰프를 때려부술 듯 하여 되지도 않는 실력으로 몇곡을 연주해보았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점은 16연음 중중이를 해도, 모든 음들이 선명히 분리되어 들린다는 것이었다. 40분 정도 톤도 잡아보고 이리저리 연주 해보면서 이번 공연에는 반드시 이 기타를 써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 세가지 남았는데, 우선은 내 실력...이 가장 큰 문제다. 그리고 두번째로, 위의 사진에서 보다시피 볼륨노브를 일부로 탈거해놓았는데, 아무래도 내 피킹위치에 노브가 자리해있다보니, 신경을 안쓰면 손이 노브를 건드려 자꾸만 돌아가버린다... 무슨 이런 어이없는 상황이. 그래서 일부러 노브를 빼두었는데도 가끔씩 소리가 작아진 듯 하여 확인해보면 아니나다를까, 노브가 돌아가있다.
마지막으로 트레몰로 스프링 상태이다. 기타를 처음 쳤을 때부터 느낀 것이지만, 세팅을 잘 잡아주고 벤딩을 하여도 타현 음의 드랍이 적게는 한음 많게는 거의 두음이다. 문의해보았더니, 스프링을 강성으로 바꾸면 해결될 것이라 하셨다.
고또 PSP 3개에 12,000원. 집 앞 버즈비나 프리버드에서도 판다. 이걸로 다시 세팅 받을 생각이다. 이번주 토요일 합주 때에는 지난 합주때보다 훨씬 업그레이드 된 잭슨을 연주할 생각을 하니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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