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rwick Thumb Bolt-On 5, 2000, 첫 베이스



Warwick Thumb Bolt-On 5
Ovankol Body 
Ovankol Neck
Wenge Fretboard
Black Hardware
Warwick Bell Brass Frets
Just A Nut ll
MEC Jazz Pickups
Oil Finish
Made In Germany, 2000


"워윅 특유의 톤이야말로 워윅 베이스 최대의 장점이자 최대의 단점"

적응에 실패, 몇달 쓰지도 못하고 팔았다. 근데 막상 없으니 낮이나 밤이나 꿈에서나 다시 갖고 싶은 베이스이다. 아마 조만간 워윅 카타나 4현을 다시 들일 것 같다.(올려놓은 기타가 팔린다면...) 하여간 이 녀석은 00년생이라는 나이에 비해 넥 상태나 파츠 상태가 훌륭한 악기였고, 나름 비싼 돈 들여 전체 프렛 드레싱, 잭포트 교체 및 수리, 바디 피스 틈새 접합 및 수리까지 받았다. 진정한 의미에서 내 "첫 베이스"이기도 한 녀석이었다.


나 방구석 초보에겐 생소한 목재와 파츠들로 제작, 가공되었다. 웬지와 오방골, 벨브라스라는 낯선 재료들이 빚어내는 소리가 신기하기도 하고 마음에 들오 선뜻 중고로 구매했다. 

두말할 것 없이 워윅 독일 베이스들은 정말 웰메이드이다. 내구성이나 마감 면에서도 나무랄데 없고, 울림도 이미 하이엔드급, 내가 사랑해 마지 않는 오일피니쉬에, 개성있는 그로울링 사운드, 뭉쳐있고 탄탄하고 옹골진 토날리티, 묵직한 넥감과 실제로 무거운 무게, 역설적으로 아담한 바디사이즈, 언뜻 보면 못생겼지만 볼수록 매력적인 바디쉐입 등등... 나의 허세와 니즈와 취향을 만족시켜주기에 더할나위 없이 충분했다.

처음 애정과 소유감(?)을 느낀 베이스 답게 오래 함께할 거라 믿었다. 메일로 독일 본사에 문의해 정확한 모델명과 연도, 상세 스펙을 알아내고 보증까지 받았다. 하지만 내가 하고 있던 밴드의 음악과는 아쉽게도 어울리지가 않았다.

따뜻하게 퍼지는 저음역대 위주의 소리를 갈구하는 내 습성때문이기도 하고, 옹골차고 단단한 미들레인지를 밴드 사운드내에서 컨트롤하기 어려웠다. 땡땡거리는 톤 혹은 "돌굴러가는 소리"는 당시에 내가 하던 음악과 양립하기 어려웠다. 두툼한 5현의 빠따넥도 내 초라한 손으로 커버하기 쉽지 않았다.


이에 더해 바꿈병이 도졌고(펜더나 물론의 재즈베이스가 왜그리 갖고 싶었는지...) 그리하여 지지난주에 베이스를 처분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테스트를 하시던 상대 분의 연주를 듣고나서야 내가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별안간 깨닫게 됐다. 보물을 똥값에 처분하고 있다니! 내 결정을 후회했지만 이미 늦었다. 구매자 분도 정말 잘만든 베이스인데다가 중고가까지 한국에선 헐값이라며 기쁜 기색을 감추지 못하셨다. 떠나보내기 직전에 들었던 이 녀석의 소리는 왜그리 매력적이었는지...  마음이 참 씁쓸했다.




그래서 물론이나 펜더 JB를 구매하였느냐? 돈이 부족해 그러지 못했다. 대신 바커스 JB 우드라인 4현을 구매했다. 바커스는, 혹은 일제악기는 늘 2,3순위였는데.
반은 호기심으로, 반은 외관이 취향저격이라 앞뒤 안보고 바로 사버렸다.

애정하는 블랙오일피니쉬에 애쉬 바디, 메이플넥, 그리고 고급진 에보니지판...
무난하다.
결국 다시 워윅을 조만간 구매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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